우리 센터는 노인장기요양기관 종사자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고충에 귀기울이겠습니다.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에는 ‘현장정책위원회’가 있습니다. 총 28분의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 장기요양요원으로 구성된 ‘현장정책위원회’는 돌봄노동과 관련된 각종 사회 현안이나 제도적 변화 등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구성된 단위랍니다. 지난 해‘제1기 정책학교’를 통해 ‘현장정책위원회’가 구성되었는데요. (1기 정책학교와 정책 네트워크 살펴보기!) 올해도 그 열정을 놓치지 않고 월별 주제 토론과 학습 등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17일 진행된 4월 정책위원회 주제 학습은 특별히 공개강좌로 운영되었습니다. 이주 돌봄노동자에 대한 제도와 사회상의 변화에 많은 장기요양요원들께서 관심을 표명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발표된 한국은행 보고서(채민석 외. 2024)1)로 인해 이주 돌봄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거세진 가운데에 진행된 이번 특강은 정책위원님들 외 20여 분의 추가 신청자들이 함께 참여해 주셨습니다.
-‘외국인 돌봄노동자’보다는 ‘이주 돌봄노동자’라는 명칭이 타당
이날 특강은 남우근 소장(한국비정규노동센터)님이 진행해 주셨는데요, 강의명에‘외국인 돌봄노동자’대신‘이주 돌봄노동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신 이유를 먼저 설명해 주셨어요. ‘외국인’이라는 표현은 이미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여 국적에 따른 차별의 의미를 내포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의 권고와도 맞지 않는다고 해요.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국적과는 달리 일자리에 따른 이주는 누구나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덜 차별적인 언어임을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 ‘이주 돌봄노동자’도입에 앞서 ‘돌봄노동’의 특성을 고려하는 것 필요
이어서 이주 돌봄노동자와 관련된 제도 현황과 쟁점을 살펴보고 현재 장기요양 등 인접 분야의 이주 노동자분포 현황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부의 정부 보고서에서는 이주 돌봄 노동자에게 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안을 제안하고 있는데요. 이는 국제협약 위반이기도 하고 비 이주 근로자의 노동환경을 더 열악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는 데에 모두들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돌봄 노동은 친밀함을 필요로 하는 노동으로 감정적, 정서적 측면이 필수적이고 언어와 소통 능력 등이 전제되어야 고령의 이용자를 충분히 돌볼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에 대한 좋은 돌봄을 보장하는 동시에 이주 돌봄노동자의 인권이 존중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전 사회가 제도와 문화를 포괄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에 많은 교육 참여자들께서 박수를 보내주셨습니다.
-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 국가 이주와 비 이주 돌봄노동자 동일 급여, 동일 근로조건 적용
일본은 2008년부터 경제연계협정(EPA)을 통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으로부터 개호(노인간병)복지사 후보자를 도입하여 개호 시설에서 취업·연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간병 부문에서 종사할 수 있는 외국인을 간호·간병 관련 높은 전문성을 갖춘 외국인으로 한정하고 있는데요, 이는 저숙련 외국인이 도입될 경우 서비스 질이 하락하고 이민에 대한 내국인들의 거부감이 커질 것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최저임금이나 근로조건 등에 있어 비 이주 돌봄노동자와 동일한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독일 역시 보건서비스 부문의 전문인력 부족이 지속됨에 따라 이주 숙련 근로자 고용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2022년 기준 독일 보건 서비스 부문의 이주 근로자 비중은 14%(약 24만명)에 달하며, 일본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 내국인과 동일한 제도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영국 역시 돌봄서비스 부문의 노동 공급이 악화됨에 따라 2022년부터 간병인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허용하고 있는데요. 2023년 기준 간병인 등 사회복지 인력 중 외국인 비중은 약 19% 수준이며 돌봄 종사자 중 외국인은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이라고 합니다.
- 인력수급 ‘부족’이 아니라 ‘불균형’의 문제를 먼저 살펴야
돌봄 인력 부족의 원인은 일자리의 열악함에서 비롯된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저임금-호출형 노동에 따른 상시적 고용불안, 사회적 저평가, 경력이 인정되지 않는 시간제 임금, 근골격계 질환 등 육체적 부하와 과도한 감정노동 등이 인력수급 어려움의 진짜 원인임은 다수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강의를 맡은 남우근 소장님은 “열악한 일자리 질과 인력수급의 난맥상은 단지 재정투입을 늘리거나 제도를 부분적으로 변경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며 고용개선을 통한 서비스 질 향상으로 돌봄의 필요를 충족하고 이것이 돌봄 재원 확충으로 이어지는 고진로 전략을 선택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강의를 마무리해 주셨습니다.
- 값싼 외국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거나 장기요양 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염려
이 날 강의에 참여해 주신 김모씨는(요양보호사) “이주 돌봄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에 자주 보도됨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어르신돌봄의 질이 낮아질까 우려가 컸는데 오늘 교육을 통해 정책 현황과 문제점을 더 정확하게 알게 되어 좋았다.”는 소감을 남겨주셨습니다. 안모씨는(방문요양서비스 기관장) “인력 수급난이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기 때문에 이주 돌봄 노동자 채용 등에 현실적으로 관심이 많은데, 기관장으로서 가져야 하는 관점을 형성하고 현실적 준비를 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를 남겨주셨습니다.
- 강의 내용과 강의안을 참고로 하여 작성하였습니다.
1) 채민석·이수민·이하민(2024),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한국은행 이슈노트, 제2024-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