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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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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인문학 제 4강] 현장스케치&참가자 소감

돌봄희망터 2015-12-09 10:34:13 조회수 1,510
 
 
 
 제 4강 모멸감과 자부심 사이에서
 
- 요양 현장 체험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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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인문학 제 4강 [모멸감과 자부심 사이에서-요양 현장 체험을 중심으로]가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의 참여를 통해서 진행된 이번 강의는 현장의 돌봄노동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세대적, 사회적, 젠더적 경험들을 돌아보고, 더 나아가 요양현장 체험을 이해하는 방식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참가자 중 한 분이신 김명녀 요양보호사님의 참가 소감문을 공유합니다~
 
 [참가 소감문]
 
4강 모멸감과 자부심 사이에서
 
-최현숙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글쓴이 요양보호사 김명녀
 
돌봄노동현장에서 직접 일을 하셨다는 최현숙 선생님의 강의는 정말 내가 하는 일을 재현하는 듯 생생했다. 또 현장에서의 일을 책으로 2권이나 내셨다니 대단하다. 일하면서 어르신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걸 기록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기록하지 않는 역사는 지워진다고 했던가. 선생님께서는 강의 내내 질문을 던져 나의 기록되지 않았던 그래서 잊고 있었던 나의 지난 역사를 떠오르게 했고 그때는 이랬는데 앞으로는 이래야지 하는 성찰할 수 있는 말미를 주었고 다른 사람들도 선생님의 질문에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이야기하는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토론하고 참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더욱 의미가 깊었다.
 
난 어릴 때 긴 머리를 잘라서 팔았었고 미국에서 들어온 구호물자 중에서 헐렁한 검은색 남자 양복에 흰 옥양목천으로 카라를 달아 엄마가 만들어 준 옷을 입고 중학교를 다녔었고 미국에서 들어온 밀가루만 8년 정도 먹고 자랐다. 중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수출 섬유 회사에서 새벽 2시까지 일하는 철야 작업을 한 달에 스무 번도 해왔다, 결혼해서도 방적회사에서 3교대 근무를 7년이나 했다. 유통회사(슈퍼마켓)10년이나 다니고 그러다 나이 좀 들어서 돌봄현장에 들어오게 됐다.
 
다 잊고 지냈는데 선생님 강의에 하나씩 선명하게 떠오른다. 내가 하고 있는 직업 자체가 복 짓는 일이라고 어느 지인이 말씀 하셨다. 일하면서 모멸감이 들고 자존감이 상할 때도 있지만 내가 돌보는 어르신의 지난 삶이 얼마나 한이 많고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이해도 된다. 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어른들께 배우고 나의 노년을 공부한다. 아직은 열악하지만 옛날 중세시대에 농노들에 의해 자본주의 씨앗이 띄었듯이 불가능할 것 같지만 우리가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며 진보적인 길을 모색해 나가면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데로 뒤집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