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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4.7.9) 요양 병상수 세계 최다…병원평가·관리는 엉망

돌봄희망터 2014-07-10 14:21:22 조회수 2,656
 
요양 병상수 세계 최다…병원평가·관리는 엉망
 

[고령화의 그늘 요양병원이 불안하다]
(3) 실패한 요양정책이 부른 부실운영

병상수 OECD국가 중 1위
건보에서 입원비 지원해
병원들마다 적극적 마케팅
단지 돌봄 대상 노인까지 입원

의료질 낮고 사고 잇따르지만
복지부는 위법적 운영 감시 손놔

한국 노인 요양병원의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10년간 요양병원의 수가 크게 늘어 2014년 4월말 1284곳에 이른 결과다. 그 수가 많아지는 만큼 요양병원에 투입되는 국민건강보험 재정 지출도 많아지고 있지만 요양병원에 대한 정부 차원의 평가·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보건복지부가 2일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 ‘2014 보건의료 통계’를 보면, 한국의 요양병원 규모(65살 이상 노인 인구 1000명당 요양병원 병상 수 기준)는 34개 회원국 가운데 독보적인 1위(27.35개·2012년 기준)다. 한국 다음으로는 일본(11.11개)과 핀란드(8.47개)의 차례였는데, 한국과 비교하면 각각 절반과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한국이 2008년(17.03개)부터 2009년(20.69개), 2010년(23.92개), 2011년(27.35), 2012년까지 꾸준히 요양병원 병상 수를 키운 반면, 일본과 핀란드는 같은 기간에 요양병원 규모를 계속 줄여왔다.
 
5월28일 새벽 발생한 화재로 환자 등 21명이 숨진 전남 장성군 삼계면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 별관 병동이 화염에 검게 그을려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국이 길지 않은 요양병원의 역사 속에서도 ‘요양병원 규모 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한 데에는, 역설적으로 정부의 ‘실패한’ 노인 요양정책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한국의 노인 요양기관은 크게 요양병원과 요양시설로 나뉜다. 의료진의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이 일정 기간 입원하는 곳을 요양병원이라고 한다면, 요양원 등 요양시설은 의료 서비스보다는 ‘돌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제는 굳이 의료진을 찾을 필요가 없는 노인까지 요양병원을 찾는다는 데 있다. 건강보험이 입원비를 대신 내주기 때문이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정부는 애초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기능을 각각 (의료와 돌봄으로) 나눠 나름의 요양전달체계를 구축하려 했지만, 정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요양병원이 노인 환자를 상대로 적극적 마케팅을 펼쳐 이런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현재의 요양병원은 사회적 수요보다 지나치게 많고, 따라서 정부 재정의 낭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 요양병원의 급증에 따른 그늘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요양병원 평가·관리의 책임이 있는 복지부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대표적 사례가 5월에 빚어진 전남 장성 효실천사랑나눔 요양병원 화재 사고 이후 정부가 내놓은 ‘신규 요양병원 스프링클러 설치’ 대책이다. 이미 전국에 1000개가 넘는 요양병원이 들어선 상황에서 기존 요양병원의 화재 안전시설 대책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복지부 산하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요양병원 인증심의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현정희 건강세상
네트워크 대표는 “요양병원 심의위를 열 때마다 복지부 담당자나 인증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의료인력 배치 기준 등을 지키지 않은 요양병원에 적절한 행정적·법적 제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복지부 쪽에서는 ‘거의 모든 요양병원이 그런 형편인데 어떻게 특정 요양병원만 처벌하느냐’는 답변을 내놓곤 한다. 복지부가 부실 요양병원 관리·감독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론을 들어 되레 정당성만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당직 의료인 배치 기준 등을 지키지 않은 일부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고 이전에 이미 해당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시정명령 등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요양병원 의료인력 배치 기준의 상향도 현재 검토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