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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4.8.17) [노인 요양보호사 도입 6년]

돌봄희망터 2014-08-27 15:01:39 조회수 2,597
24시간 교대로 7~8명 기저귀 갈고 목욕·식사 수발…
 
월급은 130만원
 
 
요양보호사의 고된 하루… 인슐린 불법 투여도 담당
ㆍ병실·거실 청소로 땀 범벅, 새벽 시간에도 항상 긴장

노인 요양보호사에게 오물을 치우거나 기저귀를 가는 고된 노동은 일상이다. 보통 24시간을 꼬박 일하고 다음날 하루 쉬는 ‘퐁당’ 근무를 한다. 일하는 24시간 동안은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혼자서 7~8명의 치매 노인, 몸이 불편한 노인을 담당해야 한다. 새벽시간대는 근무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환자나 보호자에게 폭행이나 폭언을 당할 때도 있다. 월급은 고작 130만원 안팎이다. 요양보호사들은 “봉사의 마음 없이는 할 수 없는 고된 직업”이라고 말한다. 4년차 요양보호사 김모씨(59) 인터뷰로 그의 하루를 재구성했다.

17일 경기도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노인요양보호사가 노인환자를 씻긴 뒤 옷을 입혀주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8시30분(인수인계) = 전날 근무자와 야간 상황을 인수인계한 뒤 교대해 ‘욕창 진행 상황’이나 식사 여부 등을 확인한다.

9시(청소) = 병실, 복도, 계단까지 모두 쓸고 닦는다. 기저귀가 불편하다며 찢어버리는 치매 노인들이 있기 때문에 병실은 오물투성이인 경우가 많다. 오물을 만져서 손톱 사이가 더러워진 노인도 함께 씻긴다.

9시40분(기저귀 교체) = 혼자 담당하는 8명의 노인 중 7명이 기저귀를 찬다. 기저귀 교체는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다. 치매 노인이나 몸을 쓰지 못하는 노인들은 한 사람씩 들어 올려서 갈아야 한다. 기저귀를 갈고 나면 몸이 무거워 다리가 끌릴 정도로 녹초가 된다.

10시(건강 확인) = 혈당, 호흡, 맥박, 체온, 혈압 등을 검사한다. 인슐린까지 투여할 때도 있다. 의료법상 요양보호사들이 하면 불법이다. 요양원들이 비용을 이유로 간호사들을 상주시키지 않기 때문에 대신 한다.

긴급한 상황에서 병원에 가기 힘들면 원치 않는 의료행위를 감당해야 한다.

11시(빨래 및 식사준비) = 노인들의 옷과 이불 등을 빨래한다. 오물이 묻은 빨래는 헹군 뒤 세탁기에 넣어야 한다. 일부 노인들은 코에 줄을 연결해 음식을 섭취하는 ‘경관식’을 한다. 화장실 가는노인들은 항문까지 닦아줘야 한다. 노인별로 식사가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배달한다. 직접 먹여주거나 턱받이를 해줘야 할 때도 있다. 식사를 하려면 침대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18~20번 정도 침대 옆에 달린 높이 조절 레버를 돌린다. 한 명의 침대를 세워도 이마에 땀이 맺힌다. 13시(요양보호사 점심시간) = 별도 점심시간이 없다. 노인들이 보이는 자리에서 식사를 한다. 밥을 먹다가 부르면 달려가야 한다.

14시(노인 치료 프로그램) = 복지사가 웃음치료, 미술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노인 옆에서 치료를 돕는다.

15시30분(기저귀 교체) = 프로그램이 끝나면 다시 기저귀를 간다. 하루 6~8번 정도 갈아야 한다. 변비가 있어 대변을 보지 못하는 노인들은 손을 항문에 넣어 변을 빼낸다.

17시(식사준비 및 청소) = 점심 때와 마찬가지로 식사와 약을 준비한다. 병실과 거실 등을 청소한다.

18시(식사 및 기저귀 교체)

19시(노인 운동 보조·잠자리 준비) = 노인들이 잠에 들 수 있도록 이불 교체 등을 한다. 잠옷으로 갈아입히고 밤에 못 자는 노인들은 밖에 데리고 나가 운동을 돕는다.

20시(노인들 취침) = 노인들이 잠에 들기 시작하면 수시로 침대를 살핀다. 아픈 노인에게는 약을 갖다주고, 싸우는 노인들은 달랜다. 밤중에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며 돌아다니는 치매 노인들도 있다. ‘삐그덕’ ‘쿵’ 하는 소리가 제일 무섭다. 앉아서 졸기도 어렵다.

22시30분(기저귀 교체) = 기저귀를 갈아주고, 아픈 노인들을 돌본다. 일하는 동안엔 새벽시간에도 한잠조차 잘 수 없다.

5시(기저귀 교체 및 빨래)

7시30분(식사)

8시30분(교대 및 인수인계)

인터뷰를 마친 뒤 김씨가 말했다. “ ‘똥 치우는 년’이라고 비하하고, 급여를 제대로 주지 않는 사업주들을 보면 답답합니다. 요양보호사 인권이 개선돼야 누군가의 부모님인 어르신들이 더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것 아닐까요.”